[연재1] 그때그사고 : 2심서 뒤집힌 '공원 미끄럼틀 사망' 사고
한 아이가 공원 미끄럼틀에서 떨어진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1심은 구청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심은 달랐습니다. 사고 자체의 시설 하자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고 이후 증거가 사라지고 검사자료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과정을 문제 삼았습니다.

어린이놀이터 사고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오래전 지나간 일이 아니라, 아직도 끝나지 않은 아픈 과거일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다루는 사고는 본원 작가로 활동 중이신 배송수 위원님께서 사고 당시 현장점검을 다녀오셨던 사건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과 당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하되, 배송수 위원님께서 사석에서 전해주신 현장점검 당시의 경험과 의견도 함께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이 사건을 다시 살펴보는 이유는 누군가의 책임을 단정하거나 사고를 다시 소비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어린이놀이시설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을 어떻게 보전하고, 자료를 어떻게 남기며, 관리주체가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글이 중대사고 대응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판결은 단순히 “미끄럼틀에서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미끄럼틀 자체의 설치·관리상 하자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설치검사 전 공원을 개방한 잘못도 인정했지만, 그 잘못과 사고 사이의 법률상 인과관계까지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손해배상 책임을 졌습니다.
이유는 사고 자체가 아니라, 사고 이후의 대응이었습니다.
1. 사고는 어떻게 발생했나
이 사건은 서울 00구가 관리하던 어린이공원에서 발생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 아동은 만 5세였습니다.
피해 아동은 공원에 설치된 조합놀이대의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다가 측면보호대 밖으로 이탈했고, 충격흡수용 표면재가 깔린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사고는 2017년 11월 4일 저녁에 발생했고, 피해 아동은 이후 사망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2심서 뒤집힌 공원 미끄럼틀 사망 사건”으로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아동은 서울 00구의 한 어린이공원에 설치된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다 약 110cm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습니다. 1심에서는 00구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에서는 00구가 피해 아동 부모에게 위자료 8,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부모들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살핀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미끄럼틀과 바닥재에 설치·관리상 하자가 있었는가
설치검사 전에 공원을 개방한 것이 사고와 법적으로 연결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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